과거날조.
“괜찮아?”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느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입 꼬리를 올리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꽤나 미안하다고 말하는 난처한 표정에 별로 상관없다고 말해주고싶었지만 입을 벌리는 순간 소리라도 내지를 것 같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땀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는 손길에 찡그린 눈을 살짝 뜨면 여전히 나를 보고 있는 네가 있다. 굳이 밝다고 할 수 없는 작은 무드등만이 방에서 유일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심벌마크처럼 쓴 선글라스 때문에 너의 눈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내 모든 행동을 감시하려는 시선에 반사적으로 곤두서는 신경과 속에서 고통에 반발하기 위해 감각을 무뎌지게 하는 행동이 교차하며 머리가 멍해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뭐,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종종 너의 부탁을 들어주곤 했고, 너 또한 나의 부탁을 들어주곤 했다. 굳이 거절해야 할 만큼 어려운 일은 없었고 오히려 그런 일을 위해 부탁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사소한 일들이 많았다. 당연한 부탁에 고개를 주억거리면 기쁜 표정을 지어보이는 너를 볼 수 있어서 오히려 더욱 기뻤는데, 입술을 깨물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마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사소한 일이었겠지.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아도 반 이상 지워진 글자는 흔적을 찾지 못했고 이곳에 존재했단 사실만이 남아있다. 그렇게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 목덜미를 죄고 있다니, 재미있는 일이었다. 후회하지는 않지만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쉬운 가. 깨어있는 시간동안 너와 이야기를 하고, 잠든 사이에 흩어진 기억들을 주워모으다보면 닿을 거라고 생각했던 기억은 누군가가 뇌를 만져댄 것처럼 깔끔하게 절단되어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아마 남아있는 가장 최초의 기억은 네가 나에게 손을 잡아도 괜찮냐고 물어봤던 것. 생각을 하는 사이에 흐려지는 정신에 머리를 털어도 오히려 괜찮다고 어깨를 잡아주는 너와 보이지 않는 눈동자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요즘 들어 잠드는 시간이 늘어났다. 처음엔 삼십분, 길어봤자 한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그 시간들은 세 시간을 넘어 현재는 하루의 반 이상을 침대위에서 보내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괜찮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몸을 진찰하며 너는 내 손을 잡았지만 알겠다고 대답하는 한구석으로는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려움이 일었다. 확실하게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몸 안에서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날갯짓까지도 최근엔 들리지 않게 되었다. 잠드는 시간이 늘었지만 위에서는 어째서 아무런 지시도 경과도 물어보지 않고 오히려 집안에서 지낼 수 있도록 조치해주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마냥 네가 잘 이야기 했다는 느낌이 들어 머쓱하게 웃어보였다. 항상 너에게 신세만 지고 있다, 미안하단 말에 묘한 표정을 짓던 네가 아직도 선명하다.
“오늘 몸 상태는 어때?”
“……조금 힘들군. 벌써부터 피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리고?”
“……조금 벌레들이 날뛰는 것 같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
“그래? 그럼 조금 자둬.”
그 표정의 의미는 뭐였을까. 말없이 생각에 잠긴 나를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뜨자 방금 전까지 떠올리던 네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혹이라도 들킬까 어색하게 대답하자 팔짱을 끼며 몸 상태는 확실히 말하는 게 좋다고 작게 나무라는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숨겨도 소용없다는 걸 알기에 얼버무리려던 말을 말하자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네가 말했다.
“……오늘이 마지막일거같으니까.”
“음?”
“아니야, 좋은 꿈꿔.”
침대의 옆에 의자를 끌고 와 앉아 속삭이는 목소리가 듣기 좋게 웅웅댄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말들이 자장가처럼 들린다. 그 소리에 맞춰 눈을 감자 머리가 점점 가라앉는다. 어릴 때부터 이런 일이 많았던거같은데. 항상 너의 목소리는 자장가 같았다. 갓 발현된 능력 때문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도 네가 옆에서 손을 잡아주면 멀쩡해지곤 했었지. 어쩌면 내가 숨 쉬게 만드는 것도 너일지도 모른다. 점점 잠기는 눈으로 보이는 시야에 네가 일어나서 무언가를 들고 오는 게 느껴졌다. 그것이 내 팔에 닿을 때까지도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직도 정신이 남아있다는 걸 깨달았는지 네 얼굴이 흐릿해진다. 그게 웃는 표정이란 걸 느꼈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부디 너라면, 무엇이든 기꺼이. 부유하는 정신을 굳이 잡으려 하지 않고 내려놓았다.
“눈을 뜨면, 전과는 다른 네가 되어있을거야. 좋은 꿈꿔, 리키.”
꿈결에 귓가에서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 같기도 하다.
:3...160717.
보통 벌레능력자였던 히카르도에게 약물주입으로 불멸능력, 벌레들을 흡혈충으로 바꿔가는 까미유와 이상하단걸 느끼면서도 너라면 기꺼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히카르도를 쓰고싶었ㄴ는데 응 없어~~
개인적으로 윗대가리들이나 개인적인 지원을 받아서 실험을 했다고,,,생각합니다,,,,,,,,,,,,,, 오늘 그냥 잘랬는데 그래도 연성은 하고자자 해서 싸지르고 간다 워호 ㅇㅅㅇ)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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