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샬럿] 크리스마스 사이퍼즈

루이샬럿 논커플링 글 리퀘. . . 근데 루이스랑 샬럿 이야기가 아니고 루이스 독백 :0. . . .. .+공식설정과 다릅니다ㅡ,,호옥
나중에 리얼루 한번 더 이어쓸때 정말 남매썰좀 밀어보겠읍니다

 

 고향이라고 불리는 곳의 추억은 길지 않았다. 떠오르는 것은 길가의 풍경. 사람, 사람, 사람. 그리고 처절하게 서있는 자신. 그다지 춥지 않다는 날씨였으나 매몰차게 내리는 비는 갈 곳 없는 고아에게는 너무도 차가운 벽이다. 그것은 겨울에도 변함이 없어서, 피부에 닿는 물기가 소리를 내며 떨어져가는 걸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버려진 아이에게 시선이란 사치, 아니, 날카로운 칼날이었기에.

 

 단순한 시선만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따라붙어오는 욕설과 이어지는 폭력은 사람을 위축시켰다. 작아지고, 작아지고, 자신을 버려두고 외면하며 죽이던 삶의 끝에는 성인이 된 자신이 있었다. 이름이 뭐니? 덥수룩해진 머리카락 사이로 잘 들리지 않는 소리가 들려온다,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 이름을 계속 물어오는 그 목소리. 입술을 괜히 짓이기면 새어나오는 비린 향속에서 기억이 피어났다.

 

 


*




나의 기억은 불온전하다. 단지 처음부터 보이는 세계가 추잡하게 일그러진 뒷거리는 아니었다는 것, 나의 이름, 나이. 그리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다지 성숙한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째서? 중얼거리듯 허공에 작게 속삭인 말에 대답할 사람은 없었다. 버려졌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기억의 끝에는 손가락 끝에서 퍼지는 온기였다. 낯설게만 느껴지는 사람의 온기. 하지만 안정되는 냄새. 그리고 누군가가 내뱉는 말.

 

루이스. ……, 네 동생이 생긴다면 이름도 생각해뒀어.”

 

억압된 기억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떠올리려하면 이상할 정도로 흐릿하게 보이는 여성의 입이 작게 열리는 모습을 단지 바라만 보고 있다. 거울을 보면 떠오르는 푸른 머리카락과, 나를 바라보는 붉은 눈빛. 따스한 그 눈빛에 목소리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안다는 것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몇 번이고 되뇌어 익숙해진 발음을 입안으로 중얼거려본다.

 

샬럿, 인가.”

? 누구야, 그건.”

, . 하하. 최근에 읽은 책에서 나온 이름이요.”

 

멍하게 떠올리고 있는 와중에 생각을 소리 내 이야기한 건지, 의아하게 다가오는 시선에 약간 시선을 내리며 웃어보였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면 유난히 그때의 자신이 떠오른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유약했던 자신, 버려진 아이였고, ……능력이 있는 능력자. 그 두 가지 조건만으로 모든 사람의 시선은 이유 없이 공격적이었다. 현재는 충분히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그때는 각박한 세상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기분이 가득했다. 특히 추운 날에는 더더욱 그랬다. 자신이 가진 능력 때문에 추위에 어느 정도 내성은 있었지만, 눈이 쌓이면 새하얀 모든 것이 자신을 짓누르는 기분이 들었다. ……. 그 단어에서 이끌어진 모든 단어에 좋은 기억들이 많지 않다는 게 조금 우습지만.

 

쓸데없이 감성에 젖은 사이에 밖은 이미 하얗게 물들어있었다. 영국은 언제나 일정하게 눈이 쏟아져 내렸다. 더러워진 거리를 씻어내는게 아닐까싶을 정도로. 지겹게 내리는 눈을 조금은 지루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날씨면서도 오히려 사람들은 기뻐하며 소란스러웠다. 메리크리스마스. 직접 듣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용한 건물 안까지 스며든다.

 

, .

 

밖에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시계가 묵직하게 존재를 알렸다. 벌써 2시였다. 의미 없이 손에 쥐고 있던 책을 덮었다. 슬슬 출발하지 않으면 트리비아와의 약속에 늦을지도 몰랐다. 능력을 써서 이동한다면 훨씬 여유가 있었겠지만, 그다지 능력자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시선을 끌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문을 열자 조용한 세상에 소리가 섞여들자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는 기분이었다. 기분전환을 하듯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기지개를 펴고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자, 이편저편에서 알록달록한 장식이 시선을 끌어댔다.

 

모두가 축복하는 날이었다. 날씨를 비웃는 것처럼, 오늘만은 어른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이 단체로 많이 보였다. 들떠있는 분위기에도 이상하게 가라앉는 마음을 어떻게든 가볍게 해보기 위해 어깨에 멘 가방 안의 내용물을 떠올리며 어깨를 으쓱여봐도 쉽지 않았다. 표정이 좋지 않으면 분명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할 텐데. 한숨을 삼키며 걸어가던 거리 위에 익숙한 모습이 있었다.

 

눈을 돌려 바라본 시선의 끝에는 작은 소녀 두 명이 보였다. 한쪽이 굉장히 익숙한 얼굴이었기에 유난히 시선이 갔던 걸까. 두껍게 옷을 겹쳐 입고 따뜻하게 후드를 뒤집어 쓴 소녀의 옆모습은 신문에서도 떠들썩했던 르 블랑가의 상속인이었다. 분명 마를렌, 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해맑은 표정으로 팔을 휘젓는 모습은 사진에 찍혀있던 조금은 우울한 아이의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쾌활한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아이의 모습에 조금 웃어보였다. 조금은 적대적인 소속의 아이였지만, 어린아이를 대상으로는 그렇게 감정을 피워 올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또 오늘은 즐거운 크리스마스이기도 했으니까.

 

빨리 이쪽으로 와, 샬럿!”

아아, , 언니! 천천히 가요…….”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따라서 시선을 옮기자 마를렌과 조금 비슷해 보이는 옷을 걸친 아이가 어색한 듯 달려오고 있었다. 아주 평범하고 흔한 이름. 평소라면 그저 웃어 보이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을 대화였지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난 후여서 일까. 그냥 발걸음을 뗄 수 없어 멍하게 그 아이를 바라보고 말았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이상하게 익숙한 느낌이었다. 후드를 뒤집어썼지만 비집어져 나온 머리카락은 자신과는 조금 다른 색이었지만 익숙한 머리색이었다. 그와 어울리는 붉은 색의 눈. 거울을 본다기보다는, 누군가를 떠올리는. ……기억속의, 사람.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발을 뻗어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눈 때문에 발소리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뽀득거리는 소리만은 잘 들렸는지 의아하게 다가오는 마를렌의 시선과 눈이 마주쳤다. 무례하다는 것도, 막산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지만 이미 행동하고 있는 것을 멈출 의지는 없었다. 놀란 듯 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자 그것을 방해하듯 눈앞에서 물방울이 터졌다. 그 자그마한 소리에 놀라 살짝 손을 놓은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처럼 작은 팔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아저씨는 누구예요? 저희는 지금 바쁘다고요!”

 

인상을 찌푸리며 아이를 보호하듯 양 팔을 뻗어 보이는 마를렌이 무언가를 말했지만, 그 팔 뒤로 지은 아이의 얼굴에 시선을 빼앗긴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앳된 얼굴이었지만 이상하게 흐릿한 기억속의 사람을 생각나게 했다. 어머니, 제대로 생각나지도 않는 어머니.

 

……듣고 있어요? 아이참, 그냥 가자, 샬럿!”

네 이름이, 샬럿이야?”

……, ? 네에.”

샬럿, 그런 거 대답해주지 마. 이상한 사람이잖아!”

 

고개를 이쪽으로 향하기는커녕 오히려 팔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작은 목소리는 이상하게 뚜렷하게 들려왔다.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놓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입을 다물었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묻고 싶었지만, 이제 와서? 라는 물음밖에는 솟아나지 않았다. 하지만 전혀 관계없는 아이일지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 아이를 보고 있으면 무언가를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성은?”

? …….”

아저씨, 듣고 있어요? 아저씨가 무슨 상관이세요!”

……모르, 겠어요…….”

 

어색하게 대답하는 아이의 표정에 당황스럽다는 감정이 만연했다. 화가 난 다른 그녀의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지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단지 그렇게 보고만 있자, 마를렌이 불쾌하다는 듯 아이의 팔을 잡고 걸어 나가는 것에 어색하게 말을 하고 말았다.

 

……나는 루이스야. 루이스. 성은 몰라.”

?”

무시해, 샬럿! 그보다 빨리 가자! 정말 늦겠어!”

 

내가 한 말이 의외였는지 눈을 크게 뜨며 발걸음을 옮기는 와중에도 아이는 계속해서 이쪽을 돌아봤다. 그 아이가 겹쳐 입은 옷자락 사이에서 헬리오스의 문양이 보였다. 헬리오스에 있는 아이인걸까. 눈앞에서 멀어져가는 아이 두 명의 모습이 사라져갈 때까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옷 위로 눈이 쌓이는 것이 느껴졌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작은 희망을 손에 붙잡은 기분이 들어 실감이 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선물일까.”

 

아직도 작게 남은 아이의 작은 뒷모습과 기억속의 흐릿한 여성의 목소리가 겹쳐 올라서, 여전히 차가운 손가락 끝을 조금 털어냈다. 끝에서 떨어져나온 결정이 쌓인 눈 위로 떨어져내렸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